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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국제경제

2020년 다시금 다가오는 저유가 시대

배경

2020년 3월 9일 석유수출국 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 합의에 실패해 국제유가가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2.5달러로 전장보다 21% 하락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현행 감산 조치가 끝나는 4월부터 증산하고, 원유 수출 가격도 인하한다고 밝혀 저유가 시대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저유가 시대

2014 년 유가 하락 요인은 1) 중국의 2010 년 이후부터 시작된 경기둔화 중국은 21세기 첫 10 년 동안 빠른 성장을 보인 후 2010 년 이후에는 훨씬 느리게 성장했다. 즉 수요가 예전만 같지 않았다. 2)  미국과 캐나다가 고유가 시절 대체재를 고안했다. 미국은 노스 다코타의 셰일 지층에서 캐나다는 앨버타의 오일 샌드에서 석유를 추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로 북미 두 국가는 석유 수입을 급격히 줄일 수 있었으며, 이는 국제 가격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3) 사우디아라비아의 점유율 전쟁이다. 사우디는 석유를 매우 저렴하게 생산하며,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위협 없이 오랫동안 저유가를 견딜 수 있다. 대조적으로, 셰일 오일 추출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유가가 너무 낮으면 수익성이 없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낮은 유가를 지지함으로써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국가들이 수익성 부족으로 인해 더 비싼 생산 방법을 포기할 것을 희망했다.


“It is not in the interest of Opec producers to cut their production, whatever the price is, whether it goes down to $20, $40, $50, $60, it is irrelevant." - 알리 알 나이미, (전 사우디 석유 장관)

 

https://www.ft.com/content/63c7786c-89bc-11e4-8daa-00144feabdc0

 

Opec leader vows not to cut oil output even if price hits $20

Saudi oil minister Ali al-Naimi says even if prices hit $20 a barrel production will not drop

www.ft.com

1986년 저유가 시대

 

1985년 말 30달러 수준이던 유가는 1986년 10달러 이하로 추락한다. 비OPEC 국가인 북해, 미주, 아프리카 국가들이 1982년을 기점으로 원유 생산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면서 원유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의 시장점유율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70년대 부족했던 시장 공급량은 수요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위협을 느낀 사우디는 1983년 말 시장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일 생산량 1,0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감산한다. 이 감산 조치는 1985년까지 이어졌다. 사우디의 감산과 타산유국에 대한 감산 호소에도 OPEC은 동조하지 않았다. 이때부터가 시장에서 OPEC의 합의 가능성을 불신하게 된 계기다. 사우디는 홀로 감산을 할 동안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1985년 말 결국 사우디는 감산 기조를 끝내고 기존의 일 생산량으로 회귀하게 된다. 이로써 30달러 수준의 유가는 7달러까지 떨어지게 된다. 

 

https://www.wsj.com/articles/back-to-the-future-oil-replays-1980s-bust-1421196361

 

Back to the Future? Oil Replays 1980s Bust

A surge of oil from outside of the Middle East flooded global energy markets. The world-wide thirst for crude didn’t keep up. OPEC stood by as prices fell and then fell more. Welcome to the world of oil in 2015—a repeat in surprising ways of the story 30 y

www.wsj.com

2020년 저유가 시대의 서막

 

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8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와 3천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과거 사스 사태 때와 달리 중국이 전세계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2020년에 중국에서의 경기 둔화는 세계 경기둔화의 서막을 알렸다. 경기 침체를 우려한 사우디는 국제유가를 지탱하기 위해 OPEC 국가를 비롯한 산유국에 감산을 제안한다. 러시아는 이를 거부한다. 3년여간 이어져온 사우디와 러시아의 동행은 이로써 끝이 났다. 사우디는 러시아에 대한 보복으로 석유를 기존 유가 대비 10% 할인해 공급하겠다고 선언, 일 생산량을 97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다. 사우디는 최대 1,250만 배럴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이로써 2014-15년 저유가 시대 후 또다시 저유가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